격한 운동만큼 힘든 집안일, 주부 ‘팔꿈치 통증’ 늘어

  

[페어뉴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주부 송모씨(52세, 여)는 집안일을 하다가 팔꿈치를 주무르는 버릇이 생겼다. 가사 노동의 특성상 대부분은 손을 사용하는 일이 많은데 주먹을 쥐거나 팔을 조금만 구부리려 해도 팔꿈치에서 통증이 느껴져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됐다.

결국 병원을 찾게 된 송씨는 테니스엘보라 불리는 외측상과염 진단을 받고 통증을 줄여준다는 주사치료를 받았는데 몇 주도 못 가 다시 통증이 반복돼 일상에서 불편함이 크다고 호소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부들 사이에서는 늘어난 가사일로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어깨나 손목 통증에 비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팔꿈치 부근의 통증 역시 손을 많이 쓰는 주부나 요리사, IT 직군에서 호발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 테니스엘보, 40대부터 여성환자가 남성 앞질러
팔에는 총 3개의 뼈(위팔뼈, 노뼈, 자뼈)와 뼈를 연결하는 근육, 인대들이 긴밀히 작용하며 손목을 구부리는 동작이나 팔이 힘을 받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손을 많이 사용하거나 과도한 부하가 가해지게 되면 힘줄이 약해지고 파열되면서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와 같은 질환을 상과염이라 부른다.

예전에는 주로 운동선수에게서 나타나는 특성으로 말미암아 테니스엘보, 골프 엘보로 불렸다. 팔꿈치의 안쪽에 튀어나온 뼈 쪽을 누를 때 통증이 느껴지면 내측상과염(골프엘보)이며, 바깥쪽 튀어나온 뼈에서 발생하면 외측상과염(테니스엘보)이다.

상과염 질환은 내측에 비해 외측상과염이 약 5배 가량 많다.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척병원 상과염으로 진단받은 외래 진료환자 중 외측상과염 환자는 82.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분포도에서는 50대가 37.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는 30.5%, 60대는 15%, 70대 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여성 환자는 20.8%로 전체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다. 

▶ 손 사용 줄이고 보호대 착용해야
팔꿈치 통증은 주로 과사용에 의해서 나타나지만 과부하가 쌓여 발생하기도 한다. 손목이나 손의 사용이 많은 걸레질, 설거지 같은 집안일은 물론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옮기는 동작도 팔꿈치를 지탱하는 힘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서울척병원 관절센터 홍경호 과장은 “상과염으로 인한 팔꿈치 통증은 손을 주로 사용하는 이들에게 나타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직업적으로나 일상생활에서 손을 계속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재발이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증을 무시하고 치료를 미루다간 만성화되면서 팔, 어깨까지 통증 부위가 확대될 수 있으므로 적기에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이 권고된다. 치료로는 통증을 줄여주고 항염증 성분이 있는 약물치료를 비롯해 물리치료,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의 보존치료가 시행된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상과염 질환에 대한 신의료기술로 인증받은 PRP 주사치료(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치료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RP 주사치료는 혈액에서 추출, 분리한 성장인자 풍부 혈장을 염증 부위에 주사해 통증을 줄이고 손상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홍경호 과장은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의료진과 함께 정확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평소 가정에서도 보호대를 착용하고 가족끼리 집안일을 분배하는 등 과사용의 원인을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