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서평) 필경사 바틀비를 읽고서
[페어뉴스=장지연 칼럼니스트]= 필경사 바틀비(허먼 멜빌저, 문학동네펴냄)는 월 스트리트 ○○번지 2층, 평탄하게 사는 게 최고라고 확신하는 변호사를 화자로 삼아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시에는 필사를 하고 글자 수대로 돈을 받던 직업이 필경사였다. 그를 보면서 또 다른 필경사인 니퍼와 터키의 괴팍함을 중화시켜 줄 것을 기대했다. 니퍼와 터키, 진저넛은 모두 본명이 아니라 서로에게 붙여 준 별명으로 각자의 개성이나 인격을 보여준다고 생각되었다. 변호사의 사업이 번창함에 따라 새 필경사를 고용하였는데 그의 이름은 바틀비였다. 처음에 바틀비는 성실하게 일을 잘 수행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평소처럼 일을 맡기자 바틀비는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고 하여 변호사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로도 바틀비는 일을 하지 않고 창문 건너편의 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틀비를 설득해 보려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변호사는 바틀비의 이러한 태도 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발견하려 했지만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며 내적갈등을 겪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호사는 바틀비에게 연민과 혐오가 뒤섞이게 되어갔다. 설득시킬 수도 해고 할 수도 없었던 변호사는 이사를 결정